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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사용자의 직상 수급인을 상대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사건

2021-08-24

 ◇1.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강행규정성, 2. 건설근로자의 임금청구 소송을 심리하는 사실심 법원이 유의하여야 할 사항◇

 

1.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그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그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등 참조).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로서, 건설 하도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임금지급방식을 개선하여 건설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입법취지를 두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를 위반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불이행한 직상 수급인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입법 취지, 규정 내용과 형식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는 개인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으로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이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약정을 하였더라도 그 약정은 효력이 없다.

 

2. 한편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은 당사자가 이를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 주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7다865 판결 등 참조). 건설근로자의 임금청구 소송을 심리하는 사실심 법원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가 위와 같이 건설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강행규정인 점,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가 많고, 필요에 따라 해당 공사현장에서 공사기간 동안만 일시적으로 근로관계가 맺어지는 건설사업의 특성상 건설근로자의 경우 누구와 근로계약관계를 맺은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이에 따라 건설근로자로서는 보다 자력이 있는 직상 수급인 등을 자신과 고용관계를 맺은 사업주라고 주장할 여지가 상당한 점 등을 염두에 두어, 해당 건설근로자가 소송 상대방과의 고용관계를 주장하는 경우 그러한 주장 안에 설령 고용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른 직상 수급인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살펴보아야 하고, 그러한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충분함에도 섣불리 소송 상대방이 해당 건설근로자와의 고용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을 들어 그 임금 청구를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

 

근로자인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임금에 대해 사용자와 연대책임을 지는 직상 수급인(피고)을 상대로 임금 지급을 구한 사안임

 

☞ 피고는 ‘원고가 사용자에게 임금 수령 권한을 위임하였고 이에 따라 자신이 이미 사용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함으로써 결국 원고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는바, 원심은 이러한 피고의 주장을 허용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44조의2를 형해화하는 결과가 되므로 임금수령권한을 위임하는 행위는 강행규정 위반으로 그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타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였음